비타민C, 활성산소 제거에 사용한다
반대로 비타민A 과하게 섭취하면 폐암 위험 커짐
흡연자는 비타민C를 다른 사람보다 더 섭취하고, 반대로 비타민A 복용은 주의해야 한다. 흡연자는 담배를 오래 피울수록 비타민C가 고갈돼 비흡연자보다 혈중 비타민C 농도가 낮다. 서울의과학연구소 연구팀이 국내 비흡연자 21명과 흡연자(평균 흡연 기간 14.7년, 하루 평균 15개비) 24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흡연자의 혈중 비타민C 농도(약 4.09㎎/ℓ)가 비흡연자(약 14.09㎎/ℓ)의 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바오로병원 가정의학과 황선욱 교수는 "담배를 피우면 혈중에 세포를 손상시키는 활성산소가 많이 생기는데, 이를 제거하는 데 비타민C가 다량 사용되기 때문"이라며 "담배 속 니코틴 성분이 위장 운동을 빠르게 해 비타민C가 체내로 충분히 흡수되지 못하는 것도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비타민C가 많은 과일이나 채소를 덜 먹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흡연자는 체내 비타민C가 잘 고갈되고 몸에 잘 흡수되지도 않기 때문에 평소 섭취량을 늘려야 한다.
이런 이유로 미국질병관리본부(CDC)는 흡연자는 비타민C 하루 섭취량을 일반인 권고량보다 35㎎씩 더 많이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흡연자는 하루에 비타민C를 135㎎씩 섭취해야 한다. 비타민C는 흡연자들이 기도가 과민해져 기침이 자주 나는 증상도 완화한다(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학회지). 비타민C는 파프리카, 딸기, 레몬 등에 많다. 특히 파프리카는 1개만 먹어도 흡연자 비타민C 권장량을 충족시킬 수 있다.
반면, 흡연자는 비타민A 영양제(베타카로틴 성분)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폐암 위험이 높아진다. 남성 흡연자 약 2만9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핀란드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A 영양제를 복용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18% 높았다(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 약 1만8000명을 대상으로 한 미국 연구에서도 비타민A 영양제를 복용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28%, 사망률이 1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미국국립암협회지). 강북삼성병원 서울종합건진센터 박용우 교수는 "베타카로틴은 흡연으로 인해 혈중에서 산화되는데, 산화된 베타카로틴이 몸속 세포를 공격해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박용우 교수는 "비타민A는 다른 영양제에 비해 부작용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일반인은 물론 흡연자가 굳이 비타민A가 든 영양제를 먹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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